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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상남도 진주시(가볼 만한 곳, 먹거리, 명소)

by apollo777 님의 블로그 2025. 4. 8.

촉석루

경남 서부의 중심 도시, 진주. 조용한 듯 풍성하고, 오래된 듯 새로우며, 학문과 예술, 자연과 먹거리가 고루 어우러진 도시다. 진주는 ‘교육의 도시’라는 수식어와 함께 오랜 시간 동안 많은 인재를 길러왔으며, 동시에 문화유산과 아름다운 풍경, 소박한 정취를 가진 곳으로도 사랑받아 왔다. 이 글에서는 진주를 여행지로 삼았을 때 꼭 들러야 할 명소와, 진주를 대표하는 먹거리, 그리고 지역민들이 아끼는 장소들까지 소개해보고자 한다. 내 고향 진주가 가진 다채로운 매력을 함께 들여다보자.

가볼 만한 곳 – 진주의 역사와 자연이 공존하는 산책길

진주는 조용하면서도 이야기가 많은 도시다. 걷다 보면 마주치는 풍경마다 시간이 켜켜이 쌓여 있는 느낌이다. 가장 대표적인 곳은 단연 진주성이다. 임진왜란 당시 의병장 김시민 장군이 왜군을 막아냈던 그 진주성이다. 성벽을 따라 걷다 보면 남강이 탁 트인 풍경과 어우러져 마음이 저절로 편안해진다. 특히 봄철과 가을철에 찾으면 연분홍 벚꽃이나 붉은 단풍으로 둘러싸인 성곽은 그야말로 그림 속 장면 같다. 진주성 안에는 촉석루가 있다. 강가 위에 자리한 이 누각은 유서 깊은 건물로, 예전 선비들이 시를 읊던 공간이기도 하다. 바람을 맞으며 누각에 앉아 있으면, 조용히 흐르는 남강이 어느새 마음속까지 스며든다. 촉석루에서 조금만 내려가면 의암이라는 작은 바위가 있는데, 바로 논개가 왜장을 끌어안고 뛰어내렸다는 전설이 전해지는 장소다. 역사적 의미와 함께 감성적인 여운을 주는 공간이다. 또 한 가지 추천하고 싶은 장소는 진양호다. 도시 외곽에 자리한 이 호수는 여유로운 드라이브 코스로도 좋고, 근처 경남수목원과 함께 돌아보기에도 제격이다. 계절에 따라 다른 얼굴을 보여주는 진양호는 진주 시민들의 사랑받는 휴식처다. 특히 이른 아침 호숫가에서 안개 낀 풍경을 보면, 도심과는 또 다른 진주의 정취를 느낄 수 있다. 이 외에도 진주중앙시장, 진주남강유등축제가 열리는 강변, 그리고 곳곳에 숨어 있는 문화예술 공간들까지, 진주는 느긋하게 천천히 걸어야 제맛이 나는 도시다. 빠르게 훑기보다는, 하루 이틀 머물며 이야기를 듣듯 걸어보길 추천한다.

먹거리 – 소박하지만 깊은, 진주 음식의 매력

진주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음식은 역시 진주비빔밥이다. 흔한 비빔밥과는 조금 다르다. 육전이 얹히고, 나물 하나하나의 결이 살아있는 진주비빔밥은 격조 있는 한 끼로 느껴진다. 옛날 진주 기생들이 손님에게 대접하던 고급 음식에서 유래됐다는 이야기가 있는데, 그만큼 품이 들어간 음식이다. 진주성 근처에 오래된 비빔밥 전문점들이 많으니 꼭 들러보시길. 또 하나 유명한 건 진주냉면이다. 평양이나 함흥냉면과는 또 다르다. 진주냉면은 육수에서부터 다른데, 육회와 육수가 조화를 이루며 깊은 맛을 낸다. 국물이 맑고 고소하며, 식감이 다른 지역 냉면보다 부드럽고 부드럽다. 특히 여름철 남강변을 따라 걷다 냉면 한 그릇 하면, 그 맛이 두 배가 된다. 그리고 진주는 재래시장이 살아있는 도시다. 진주중앙시장에 가면 진주국밥, 돼지수육, 도넛, 칼국수, 분식 등 다양한 골목 음식이 사람들의 입맛을 사로잡는다. 여행지에서 만나는 재래시장의 맛은, 그 지역의 정서와 풍경을 오롯이 담고 있다. 특히 국밥집의 묵직한 향, 골목에 퍼지는 튀김 냄새는 진주라는 도시의 따뜻함을 느끼게 한다. 최근에는 카페 거리도 발전하고 있다. 구 진주역 부근이나, 남강변을 따라 있는 작은 카페들에선 직접 볶은 커피와 수제 디저트를 즐길 수 있다. 오래된 골목집을 개조한 카페에서는 과거와 현재가 자연스럽게 어우러지는 묘한 감동도 느껴진다. 진주의 음식은 요란하지 않다. 대신 정성스럽고, 먹고 나면 속이 따뜻해진다. 이것이야말로 진주 음식의 진짜 매력이다.

명소 – 문화와 감성이 공존하는 진주의 얼굴들

진주는 교육과 예술의 도시답게, 다양한 문화 공간이 많다. 그중 하나가 경남문화예술회관이다. 클래식 공연부터 연극, 전시까지 다양한 문화 행사가 열리며 지역 예술인과 시민들이 활발히 소통하는 공간이다. 예술회관 앞에 펼쳐진 잔디밭과 분수대는 가족 단위 방문객이나 연인들의 휴식 장소로도 인기다. 또 다른 추천 명소는 국립진주박물관이다. 진주성 내부에 자리 잡고 있어 역사적 맥락과 함께 관람하면 더 의미가 깊다. 임진왜란 당시의 유물은 물론이고, 진주 지역에서 출토된 다양한 유적 자료들을 감상할 수 있다. 특히 아이들과 함께 방문하면 교육적인 효과도 크다. 진주남강유등축제는 진주의 대표적인 문화행사 중 하나다. 매년 가을, 남강 위로 화려한 유등이 떠오르면 진주는 그야말로 환상의 도시로 변신한다. 강물 위를 흐르는 수많은 등불은 진주라는 도시의 감성과 상징을 한눈에 보여주는 장면이다. 이 축제를 보기 위해 전국 각지에서 수많은 관광객들이 몰려드는 이유를 이해하게 될 것이다. 마지막으로 꼭 추천하고 싶은 곳은 진주실크박물관이다. 진주는 조선 시대부터 실크 산업이 발달한 도시로, 실크 관련 유물과 제작과정, 역사 등이 잘 정리돼 있다. 전통과 산업, 예술이 어우러진 이곳은 진주의 과거와 미래를 동시에 느낄 수 있는 공간이다. 진주의 명소들은 화려하지 않다. 하지만 진짜 아름다움은 늘 조용하고, 깊은 곳에 숨어 있다. 걷고 보고 듣다 보면, 그 속에 깃든 이야기들이 하나둘씩 들려올 것이다.

진주는 말 그대로 ‘조용한 강자’ 같은 도시다. 많은 걸 드러내지 않지만, 그 속엔 배울 것도, 즐길 것도, 느낄 것도 충분하다. 가볍게 떠났다가, 마음 무겁게 돌아오게 되는 도시. 내 고향 진주를 여러분도 한 번 걸어보시길 권한다. 이 도시의 속삭임이 당신에게도 따뜻하게 닿을 것이다.